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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때로 돌아간다면, 나는 다른 선택을 했을까?띵짓 (책 리뷰) 2022. 2. 27. 13:10
미드나잇 라이브러리
매트 헤이그 지음
※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공개된 것 외 스토리는 최대한 자제하고, 느낌만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.
지금까지 쓴 독서평들은 다소 딱딱한 내용이었다. 그런 종류의 책을 선호하기도 하지만, 내겐 소설을 읽고 독서평 쓰는 것 자체가 어렵다. '재미있게 읽었다' 정도의 감정은 있는데, 부족한 필력으로 그걸 어떤 식으로 풀어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. 하지만 최근 '미드나잇 라이브러리'라는 소설을 재밌게 읽어서 한 번 써보기로 했다. 사실 지난주와 이번 주에 읽은 책이 많지가 않아 선택지가 없기도 하고, 내 한계를 스스로 제한하고 싶지 않았다.
소설은 특유의 힘이 있다. 읽는 동안 그 세계에 푹 빠져서 몽환적인 경험을 하게 한다. 상상력과 사고를 확장시켜주고, 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든다. 그리고 대부분의 책은 저마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서 삶에 대한 나름의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. '미드나잇 라이브러리'는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매력적인 책이었다.
'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드립니다'라는 멘트에 끌려서 책을 선택했다. 우리는 수많은 후회를 하면서 살아간다. 그때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했더라면, 그때 비트코인을 샀었더라면, 그때 삼성전자를, 애플을, 테슬라를 샀었더라면, 그때 이런 말을 했었더라면, 그때 말을 조금 더 아꼈더라면... 그때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선택을 했겠지만, 기회비용에 대한 아쉬움은 언제나 존재한다. 그래서 저 멘트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. 물론 지금은 결과를 아는 상태에서 사후 해석의 관점으로 과거의 사건을 바라보니깐 다르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, 그 때의 정보력으로 그 상황에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.
이 책은 이 부분에 착안해서 우리에게 몽환적인 경험을 선사한다. 죽기로 결심한 주인공이 죽음과 삶의 경계에 잠시 존재하는 '마법 도서관'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 기회를 얻으면서 이야기는 이어진다. 사실 '다시 인생을 살아보는 기회'라는 소재 자체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다. 이미 수많은 SF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다뤘고, 하루에도 몇 번씩 후회를 하며 그런 상상을 하기 때문이다. 그러나 그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롭다. 그리고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.
주인공의 삶을 함께 여행하면서 자연스레 내 삶도 돌아보게 되었다. 그리고 '과거'를 생각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 어차피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다. 그것을 계기로 향후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지 계속 후회하고, 이미 존재하지 않는 다른 가능성들을 상상하는 것은 낭비다. 그럴수록 지금 내 삶을 더욱 괴롭고,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.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이 진리를 주인공의 삶의 여정을 통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었다. 그리고 이제 후회는 그만 놓아주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.
책 한권으로 당연히 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리 없다. 나는 본능에 충실한 인간이고,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겠지만, 이 책을 읽고 나니, 적어도 오늘은 후회를 잠시 접어두고 좀 더 활기차게 살아 볼 수 있을 것 같다. 더 친절하게, 더 사랑하며! 후회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내고 있거나, 내 삶이 괜스레 더 초라하고 버겁게 느껴질 때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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